이 때 여래께서는 미간의 백호상으로부터 광명을 놓아 동쪽의 1만 8천의 불국토를 비추시니 두루 미치지 아니한 곳이 없어 지금에 보는 이 모든 불국토와 같았습니다

그 때 한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을 묘광이라 하고 8백 제자를 데리고 있었습니다 이 때 일월등명 부처님은 삼매에서 일어나 묘광보살 때문에 대승경을 설하시니 이름은 묘법연화요 보살을 가르치는 법으로서 부처님이 깊이 간직하는 바이었습니다

일월등명불께서 육십 소겁 동안 이 경을 다 설하시고 곧 범천왕 마왕 사문 바라문 천신과 인간 아수라 등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오늘 밤중에 무여열반에 들리라

그 때 이름이 덕장인 한 보살이 있었는데 일월등명불께서 그에게 수기를 주시며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이 덕장보살은 다음에 반드시 성불하리니 그 부처의 이름은 정신 여래 아라한 (생사윤회에서 해탈한 사람) 삼먁삼불타 (완전히 깨달은 사람)이리라 일월등명불께서 수기를 주신 다음 곧 한밤중에 무여열반에 드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 묘광보살이 묘법연화경을 수지하여 팔십소겁이 다하도록 사람들을 위하여 설하셨다 일월등명불의 여덟 왕자들도 모두 묘광보살을 스승으로 섬겼으니 묘광 보살은 그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견고히 닦도록 하였다 이 왕자들은 한량 없는 백천만억 부처님들께 공양하고 다 불도를 이루었는데 그 최후에 성불하신 부처님의 이름이 연등불이셨다

묘광보살의 팔백 제자 중 한 사람이 있었으니 이름이 구명이라 명리를 탐내고 집착해 비록 모든 경전을 읽어 외울지라도 깨닫지 못하고 금방 잊어 버리는 수가 많았던 까닭에 명리만 구한다는 뜻으로 구명이라 불렸던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도 여러 선근 인연을 심은 연고로 한량 없는 백천만억의 여러 부처님을 만나 공양 드리고 공경하며 찬탄하였느니라

미륵보살이여 마땅히 명심할지니 그 때 묘광보살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내가 묘광보살이었고 구명보살이 바로 그대였느니라 지금 이 상서를 보니 그 때와 다름이 없는지라 그런고로 헤아리건대 오늘 여래께서 마땅히 대승경을 설하시리라 이름은 묘법연화경이라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의 호념하시는 바이니라』 그 때 문수사리 보살이 대중 가운데에서 거듭 이 뜻을 펴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생각하건대 과거의 한량 없는 무수겁 이전에 한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은 일월등명불이시라 세존께서 법을 설하시어 한량없는 중생들과 무수억의 보살들을 제도하여 그들로 하여금 부처님 지혜에 들게 하셨느니라 부처님께서 출가하시기 전에 여덟 왕자를 슬하에 두셨거늘 왕자들도 부왕이신 성자가 출가하실 때 따라서 청정 범행을 닦았느니라 그 때 그 부처님께서 대승경을 설하시니 이름이 무량의경이라 모든 대중 가운데서 자세히 분별하여 가르치셨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의 설법을 마치신 다음 곧 법좌 위에서 가부좌를 맺으시고 삼매에 드셨으니 바로 무량의처 삼매였느니라 하늘에서 만다라꽃이 떨어지고 하늘북이 저절로 울리며 모든 하늘 천신과 용,귀신들이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느니라 모든 불국토가 바로 그 때 크게 진동했고 그 부처님께서 미간 사이로 광명을 비추사 온갖 희유한 일들이 나타나게 되었거늘 그 광명이 동방으로 만 팔천 세계의 불토를 비추사 일체중생의 생사의 업보처가 다 보였으며

모든 부처님 세계가 온갖 보배로 장엄되어 유리와 파려색으로 보였으니 이는 부처님 광명이 비추인 연고라 또 모든 하늘 천신과 사람들 용과 귀신 야차들 건달바 긴나라(반은 인간이며 반은 새의 형상을 한 노래하며 춤추는 신)가 각각 그 부처님께 공양함을 보았으며 또 모든 여래께서 자연히 불도를 이룩하시매 몸빛이 황금산과 같고 단엄하시며 심히 미묘함이 마치 깨끗한 유리 속에 진금상을 나타냄과 같음이라 세존께서 대중 가운데 계시어 심오한 법의 뜻을 설하고 가르치시니

각각의 불국토마다 성문 대중이 수없이 많은지라 부처님께서 광명을 비추심으로 인해 모든 저 대중들을 보게 되었나니 혹은 어떤 비구는 산림 속에서 정진하며 계행을 지키길 마치 밝은 구슬을 보호하듯 하며 보시와 인욕을 닦는 보살의 수효가 항하 모래알처럼 많음을 보나니 이는 모두 부처님의 광명이 때문이라 또 어떤 보살들은 선정에 깊이 들어 몸과 마음이 부동하여 위없는 도를 구하고

또 어떤 보살들은 법이 본래 적멸함을 알고서 제각기 자기 나라 국토에서 설법하며 불도를 구하는 것이 보였나니라 그 때 사부대중들은 일월등명 부처님의 큰 신통력을 보고 마음으로 환희하며 각각 서로 묻기를 『무슨 연고일까?』 천상과 인간의 공경을 받는 세존께서 마침내 삼매에서 나와 묘광보살을 찬탄하시니 『그대는 세간의 눈이 되어 모든 중생이 믿고 의지하리라 능히 법장을 받들어 지니리니 내 법문을 오직 그대만이 증득해 알리라』

세존께서 묘광보살을 찬탄하여 기쁘게 하시며 법화경을 설하시며 육십 소겁을 일어나지 않으셨고 설하신 바 묘법은 그 묘광보살이 모두 받아 지니었느니라 부처님은 법화경을 설하시어 대중을 기쁘게 한 뒤 바로 그 날 하늘 천신과 사람들에게 이르시길 『모든 법의 참뜻을 그대들에게 설하였으니 오늘 밤중에 열반에 들겠노라 너희들은 일심으로 정진하며 방일하지 말지니 모든 부처님은 심히 만나기 어려우니 억겁에나 한 번 만날 수 있느니라』 (1겁은 세속의 4억3천2백만년을 뜻한다)

제자들은 모두 세존께서 열반에 드신다는 말을 듣고 저마다 슬픔과 회한에 잠겼다 『부처님의 열반이 어찌이리 빠른고?』 거룩한 법왕께서 무량 대중들을 위로하사 『내가 열반하더라도 너희들은 근심하지 말라 여기 덕장보살이 무루의 실상에 대해 깊이 통달했으니 다음 꼭 성불하리라 그 이름은 정신불이요 무량 중생을 제도하리라』

그날 밤에 열반하시니 섶이 다해 불 꺼지듯 하였다 부처님의 사리를 나누어 무량한 탑을 세웠고 항하 모래처럼 많은 비구와 비구니들은 다시 용맹정진하여 위없는 도를 구하였다 그 때 묘광법사는 부처님 법장을 받들어 가지고 팔십 소겁 동안 법화경을 널리 펼쳤으니 여덟 왕자들도 모두 묘광의 교화로 위없는 도를 더욱 견고히 닦으매 무수한 부처님을 친견하고 모든 부처님께 공양 올린 뒤 큰 도를 따라 닦아서 서로 잇달아 성불하고 차례로 수기 주시니 최후의 천인중 천인이 되신 연등불이시니 여러 선인의 도사로서 선인들을 이끄시고 무량 중생들을 제도하셨다

그 때 묘광 법사에게 한 제자가 있었는데 마음이 항상 게으르고 명리만 탐닉했으니 명문 귀족 집에 드나들며 경전 익히기를 등한시하매 배운 것 모두 잊어버리니 이 때문에 이름을 구명이라 하였지만 그래도 선업을 닦아 무수한 부처님을 만나 뵙고 부처님께 공양하며 큰 도를 따라 닦아서 육바라밀 구족 하여 석가세존 (아디차 태양의 종족 및 전설의 왕 익샤쿠의 후손) 친견하여 수기를 받되 나중에 마땅히 성불하여 미륵이라 이름하고 널리 중생을 제도하리니 그 수가 끝이 없으리라

일월등명불 열반 후에 게으름 피웠던 구명은 바로 그대였고 묘광법사는 바로 나의 전생 몸이었다 내가 본 일월등명불의 상서가 이와 같으니 지금의 부처님도 법화경을 설하시리 예나 이제나 같은 상서는 부처님들 방편이니 실상의 뜻을 밝히시려 광명을 비추시니 대중들은 이제 곧 알게 되리니 합장하고 일심으로 기다리면 부처님께서 법비를 내리시어 구도자들을 충족시켜 주시리니 삼승을 구하는 이들이 설사 의심을 하더라도 부처님께서 분명 남김없이 다 끊도록 해주실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