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나라 문왕 (BC630년경)은 병사의 투박한 옷차림을 좋아하여 모든 신하와 관리는 병사의 의복을 입고 검을 차고 띠를 메고 모자를 썼다 그래서 그들은 궁에 들어가 왕을 알현할 때나 조회에 참석할 때도 이런 복장을 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왕이 그런 것을 좋아했기에 신하들이 그렇게 했던 것이다

초나라 영왕 (BC535년경)은 날씬한 허리를 좋아해서 모든 신하와 관리들은 하루에 한 끼만 먹었다 그들은 숨을 들이 쉰 후 허리띠를 맸고 벽을 붙잡고서야 일어 날 수 있었다 1년이 지나 신하들은 검은 얼굴빛을 띠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왕이 그런 것을 좋아했기에 신하들이 그렇게 했던 것이다

그래서 묵자가 말했다 적게 먹고 검소한 옷차림을 하며 자기 목숨을 희생해 이름을 얻는 것과 같은 일은 사람들이 다 어렵게 여기는 일이다 그러나 군주가 그것을 좋아하면 백성들은 그것을 할 수 있다 하물며 서로 사랑하고 도우는 일이 이와 다를 수 있겠는가

남을 사랑하면 사랑받을 것이며 남을 이롭게 하면 이로움을 얻을 것이며 남을 미워하면 미움을 받을 것이고 남에게 상처주면 상처를 입을 것이다 그렇다면 겸애를 실천하는 것이 어찌 어렵겠는가? 군주가 사랑으로 다스리지 않고 사람들이 그것을 행하지 않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자들은 생각한다 『더불어 사랑하는 것(겸애)이 훌륭한 일이긴 하나 실행할 수 없는 일이다 마치 태산을 끼고 황허를 뛰어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묵자가 말했다: 이는 잘못된 비유다 물론 태산을 끼고 황허를 뛰어넘는 것은 엄청난 힘이 있다해도 자고 이래로 그것을 행한 사람은 없었다 서로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옛 성왕들께서는 이를 실행했다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우임금때 홍수를 다스리기 위하여 서하와 유두강에 수문을 만들어 산시성의 현포 물을 뺐다 북쪽으로는 원강과 고강을 막아 후지강과 호강으로 흘러들게 했다 저주산을 적시고 용문산까지 물길을 뚫었다 이 모든 것은 연나라,대나라 호족 맥족과 서하의 백성들을 이롭게 했다 동쪽으로는

대륙호의 물을 빼고 맹저호를 막았다 항허의 아홉가닥 지류를 쪼개고 동쪽땅의 물을 조절하여 기주의 백성들을 이롭게 했다 남으로는 양쯔강과 한강,화이강 루강를 다스려 동쪽으로 흘러 오호지방으로 흐르게 했다 이로써 초나라 오나라,월나라 백성들 뿐만 아니라 남쪽으로 오랑캐까지 이롭게 했다 이 모든 것이 우임금이 행한 것이다 이는 겸애를 실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주나라 문왕이 서쪽땅을 다스림에 해와 달같이 온천하 사방을 밝게 비추셨다 큰 나라는 작은 나라를 모멸하지 않고 모든 사람이 홀로 사는 이를 모멸하지 않고 권세가들이 농부들의 곡식을 탈취하지 못하게 했다 하늘도 그를 돌보셨다

이로써 자식이 없는 늙은이도 부양을 받아 수명대로 살 수 있고 외톨이와 형제가 없는 사람도 남들과 섞여 살고 고아도 지원을 받아 잘 살 수 있었다 이것은 문왕의 일을 말한 것으로 겸애를 실천한 것이다

주나라 무왕은 태산에 제사를 올리고 고했다 『태산이여 주나라 군주가 제사를 올립니다 하늘의 승인을 얻어 어진 사람이 일어나 남만과 동이의 백성들을 구제하려 합니다 (주왕의 전제로부터) 비록 주나라에 친척이 있다하나 어진 분에게는 미치지 못할 겁니다 만방에 죄가 있다면 오직 제 허물입니다』 이것은 무왕의 일을 말한 것으로 겸애를 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묵자가 말했다 군자들이 진실로 천하가 부유하기를 바라고 가난을 싫어한다면 천하의 태평을 바라고 혼란을 싫어한다면 마땅히 서로 사랑하고 이롭게 해야 한다 이것이 성왕의 길이고 천하를 다스리는 도이니 반드시 힘쓰지 않으면 안된다

겸애3

묵자가 말했다 어진 사람이 할일은 천하의 이익을 일으키고 천하의 해를 없애는 것이다 오늘날 천하의 가장 큰 해는 무엇인가?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공격하고 큰 가문이 작은 가문을 어지럽히며 강자가 약자를 겁탈하고 다수가 소수를 폭압하며 간교한 자가 어리석은 자를 속이고 귀한 자가 천한 자를 능멸하는 것이 천하의 큰 폐해다

또한 임금된 자가 은혜롭지 않고 신하된 자가 충성스럽지 않고 아비된 자가 자애롭지 않고 자식된 자가 효성스럽지 않은 것이 천하의 큰 폐해다

또한 서로가 서로를 천하게 여겨 무기와 독약과 물과 불을 가지고 서로 해치는 것이 천하의 큰 폐해다

이러한 여러 폐해가 생기는 근본원인은 어디서 생기는 것일까? 남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데서 생기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남을 미워하고 해치는 데서 생긴다고 해야할 것이다

남을 미워하고 해치는 자들을 분류해 본다면 평등주의인가 차별주의인가? 당연히 차별주의이다 그러므로 사람을 서로 차별하는 것이야말로 천하의 큰 폐해의 원인이며 그른 것이다

묵자는 계속했다: 남을 비평하는 자는 그들을 대신할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제안없는 비평은 물로 홍수를 막으려 하고 불로 불을 끄려는 것과 같다 이는 실로 무익한 일이다

묵자는 말했다: 차별주의는 평등주의로 대체되어야 한다 그러나 차별주의를 어떻게 평등주의로 대체할 수 있을까? 남의 나라를 자기 나라처럼 여긴다면 누가 남의 나라를 침략하겠는가? 남을 자신처럼 여기게 될 것이다 남의 수도를 자기 수도처럼 여긴다면 누가 남의 수도를 찬탈하겠는가?

남을 자신처럼 여기게 될 것이다 남의 집안을 자기 집안처럼 여긴다면 누가 남의 집안을 혼란되게 하겠는가? 남을 자신처럼 여기게 될 것이다 나라와 도시가 서로를 침략하고 찬탈하지 않고 집안과 개인들이 서로를 괴롭히고 해치지 않는다면 이것은 천하의 폐해인가 이로움인가? 물론 이로움이다

여러가지 이로움의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볼 때,그건 어떻게 생겨난 것인가? 남을 미워하고 해치는 데서 생겨난 것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남을 사랑하고 이롭게 한 데서 생겨난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남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사람들을 분류해 보면 평등주의인가 차별주의인가? 물론 평등주의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서로 사랑하는 것(겸애)는 천하의 큰 이로움의 원인이니 묵자는 겸애야말로 옳은 것이라 말했다 이미 말했듯이 어진 자의 관심은 천하에 이로움을 주고 큰 해를 없애는 것이다 그러니 천하의 큰 이로움은 겸애의 결과이고 천하의 큰 폐해는 차별주의의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묵자는 차별주의가 그르고 평등주의가 옳다고 말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