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현(어진 사람을 존경함)편 2부:

통치자들은 의복을 만들지 못할 때 재단사를 고용한다 그들은 덕있는 이를 존경하고 능력 있는 자를 고용할 줄 안다 그러나 국가의 혼란이나 사직의 위험에 이르러서는 덕있는 이를 존경하고 능력 있는 자를 기용할 줄 모른다 대신에 친척들을 기용하고 공로가 없는 부자들과 아첨배들을 기용한다

그러나 공로가 없는 부자들과 아첨배들을 기용한다면 어찌 현명하고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들에게 나라를 다스리게 한다면 이는 무지한 자가 나라를 다스리게 되는 것이니 혼란이 일어남은 자명한 사실이다

또한 통치자들은 아첨을 좋아하여 아첨배들을 기용하게 되고 그들의 지혜는 살피지 않고 총애를 준다 그리하여 백 명을 다스리지 못하는 자에게 천 명을 다스리는 벼슬을 내리고 천 명을 다스리지 못하는 자에게 만 명을 다스리는 벼슬을 내린다 이러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러한 벼슬을 받는다는 것은 작위가 높아지고 녹봉이 많아지는 것이니 총애하는 자에게 주는 것이나 천 명을 다스리지 못하는 자에게 만 명을 다스리게 하면 그의 업무가 열 배로 늘어난 것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매일 해야 하니 매일 하는 일인 만큼 그 세월이 하루 아침에 열 배로 늘어날 순 없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 또한 열 배로 커질 수 없는데도 능력의 열 배에 달하는 벼슬을 준다면 결국 하나만 다스리고 나머지 아홉은 버리게 되는 것이다 비록 밤낮으로 나라를 다스린다 해도 여전히 잘 다스릴 수 없다 이런 일이 생기는 까닭은 통치자들이 덕있는 이를 존경하고 능력 있는 자를 써서 나라를 다스려야 하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덕있는 이를 존경하고 능력 있는 자를 기용하면 정치함에 있어 성공하게 된다고 앞 장에서 말했던 것이며 덕있는 이를 무시하고 정치를 하면 사직이 혼란스럽게 된다고 이 장에서 말하는 것이다

지금 통치자들은 자신들의 국가를 잘 다스리어 보전하고자 하면서 어찌하여 덕있는 이를 존경하는 것이 정치의 근본임을 알지 못하는가? 게다가 이런 법칙이 어찌 묵자 한 사람의 생각이겠는가?

이것은 성왕들의 생각이며 옛 왕의 책인『쥐 니엔』의 신조이기도 하다 여기에 적혀있기를 『어진 이를 찾아 자신을 보좌하게 하라』 『탕의 서약』에서도 말했다 『마침내 위대한 성인을 찾아내어 그와 함께 몸과 마음을 다해 천하를 다스렸다』

이 말은 덕있는 이를 존경하고 능력 있는 자를 기용했던 성군들은 실패하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옛 성군들은 덕있는 이를 존경하고 능력 있는 자를 기용하는 것 외에는 어느 누구도 쓰지 않았으며 그리하여 천하가 이로움을 얻었다 덕있는 이를 존경하고 능력 있는 자를 기용하여 정치를 했던 옛 성군들은 하늘의 법도를 따른 것이었다

하늘은 빈부 귀천 멀고 가까움 친함과 소원함을 따지지 않았다 덕있는 이들은 벼슬을 올려주고 존경했으며 악한 자들은 배척하고 쫓아 내었다 그렇다면 부와 지위를 가지고 덕을 쌓아 상을 받은 이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삼대의 성왕이신 요임금 순임금,우임금,탕왕 문왕,무왕이시다 왜 상을 받았는가?

그들은 천하를 다스릴 때 만백성을 두루 보살폈고 이롭게 해주었으며 하늘을 숭상하게 하고 신령을 섬기게 하였다 그들이 백성들을 살피고 이롭게 하여 하늘과 신령들이 상을 내리니 그들을 천자로 삼아 백성들의 어버이가 되게 하였다 그래서 백성들은 지금까지도 그들을 성군이라 부르며 찬양하는 것이다 이들이 바로 부와 지위를 가지고 덕을 쌓아 하늘로부터 상을 받은 왕들인 것이다

그렇다면 부와 지위를 가지고 악을 일삼아 벌을 받았던 사람은 누구일까?

그들은 바로 삼대의 폭군인 걸왕,주왕,유왕 려왕이다 어떻게 그런 사실을 알까?

그들은 천하를 다스릴 때 만백성을 싫어하여 탄압하였고 하늘과 신령을 저주하게 하였다 백성들을 탄압하고 해치어 하늘과 신령들에게 벌을 받으니 그들의 시체는 갈갈이 찢기고 자손들은 사방으로 흩어졌으며 집안이 멸망하고 후손이 끊어지게 하였다 그래서 백성들은 지금까지도 그들을 폭군이라 부르며 욕하는 것이다 이들이 바로 부와 지위를 가지고 악을 일삼아 하늘로부터 벌을 받은 왕들인 것이다

지금 통치자들은 천하를 다스리고 제후들의 왕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덕과 의로움이 없이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그들이 쓸 방법은 강한 힘과 위세가 될 것이지만 과연 그것으로 할 수 있겠는가?

그건 백성들을 죽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백성들은 살기를 간절히 원하며 죽음을 무척이나 두려워한다 하지만 바라는 것은 얻지 못하고 항상 두려워 하는 일만 일어난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이런 방법으로 천하를 거느리는 왕이 되어 제후들의 왕이 된 사람은 없다 지금 통치자로서 천하의 왕이 되어 제후들의 왕이 되고자 하고 자신의 뜻을 천하에 펼치고 자신의 이름을 후대에 떨치고자 하면서 어찌하여 덕있는 이들을 존경하는 것이 정치의 근본임을 알지 못하는가? 이는 성군들께서 다 행하신 일이었다

상현(어진 사람을 존경함) 3부:

묵자가 말하길 세상의 모든 통치자는 나라가 부유하고 백성이 많으며 조정과 형법이 바로 잡히길 원한다 하지만 그들은 덕있는 이를 존경함으로써 나라와 백성을 통치 하는 법을 모른다 그들은 참으로 정치의 근본을 상실했다 하지만 이것을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지적할 수는 없을까?

만약 군주가 나라를 다스린다면 그는 선언해야 한다 『나는 활을 쏘며 마차를 잘 몰 수 있는 이들에게 상을 주고 예우할 것이나 그러지 못한 이들은 벌하고 내칠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 나라의 백성 중 누가 기뻐하며 누가 두려워할 건지 물어 본다면 나는 당연히 활을 쏘고 마차를 몰 수 있는 이가 기뻐하며 그러지 못하는 이가 두려워 할 것이라 여긴다 나는 이 논쟁을 따라 그들이 선언하도록 했다 『충성하는 이에게 상을 주고 예우하며 충성하지 않는 이는 벌하고 내칠 것이다』

만약 내가 지금 백성들 중 누가 기뻐하며 누가 두려워할 건 지 물으면 나는 당연히 충성하는 이가 기뻐하며 충성하지 않는 이가 두려워할 것이라 여긴다 그래서 나라와 백성은 선행을 하는 이가 장려되고 나쁜 짓을 하는 이를 막기 위해서 덕 있는 이를 존경함으로써 다스려야 한다 제국의 통치는 선행을 장려하고 악행을 막는 것으로 행해지는 듯하다

하지만 왜 내가 요,순,우,탕,문 무의 방식을 존경했겠는가? 그들은 나라에서 선행을 하는 이를 장려하고 악한 일을 하는 이를 막으며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덕 있는 이를 존경하는 원칙은 요,순,우,탕 문과 무의 방식과 같다

오늘날 모든 군자들은 덕 있는 이들을 개인적으로는 말과 행동으로 존경한다 하지만 대중을 위해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그들은 덕 있는 이들을 존경하거나 능력 있는 이들을 쓰지 않는다 고로 나는 군자들은 사소한 것은 이해하나 중요한 것은 모른다는 것을 안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겠는가?

통치자가 자신이 만들 수 없는 옷을 원한다면 노련한 재단사를 찾을 것이다 통치자는 이를 위해 친척이나 덕이 없는 부자나 아첨하는 이를 고용할 수가 없다 그들이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주의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을 망칠까 두려워 한다 그래서 이 때에 통치자는 어진 이를 존경하고 능력 있는 이를 쓰게 된다 다시 통치자가 치료할 수 없는 아픈 말이 있다면 그는 분명 노련한 수의사를 찾을 것이다 그에게 당길 수 없는 탱탱한 활이 있다면 분명 노련한 장인을 찾을 것이다

통치자는 이를 위해 친척이나 덕이 없는 부자나 아첨하는 이를 고용할 수 없다 그들이 할 수 없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그들이 주의해야 할 것들을 망칠까 두려워 한다 그래서 이런 일에는 통치자가 덕있는 이를 존경하고 능력 있는 이를 쓸 것이다 하지만 정사에 있어서는 모든 것이 달라진다

통치자의 친척들 덕 없는 부자들과 아첨하는 이들이 모두 벼슬에 오른다 그러니 통치자들은 자신의 나라를 팽팽한 활이나 아픈 말,옷 만큼도 사랑하지 않는 것 같지 않은가? 고로 세상의 선비들은 사소한 것은 이해하나 중요한 것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은 벙어리를 전령으로 귀머거리를 지휘자로 만들려 하는 것과 같다

반대로 제국을 통치할 때 고대의 성왕들은 친지나 덕이 없는 부자나 아첨하는 이가 아닌 이들을 부유하게 만들고 예우한다 정치를 함에 덕 있는 이를 존경하는 원칙을 이해하는 고대의 성왕들은 그것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그것을 대나무나 비단에 적고 접시나 화병에 새긴다

그래서 고대 왕의 책인 『노의 형법전』에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왕이 말했다: 오시오,군주와 영주들이여 여러분께 형벌을 축복으로 만드는 법을 알려 주겠소 지금 백성들에게 평안을 주기 위해서 가장 조심스럽게 선택해야 할 것이 무엇이겠소? 그건 적임자가 아니겠소? 가장 겸손하게 다뤄야 할 것이 뭐겠소? 그것은 형벌이 아니겠소? 최고로 계산 해야 할 것이 뭐겟소? 그들이 다가가야 할 사람이 아니겠소?』

사람을 선택할 때의 통찰력과 벌을 내릴 때의 신중함에 있어 여러분은 요,순 우,탕,문,무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 그건 덕 있는 이를 높임으로써 행할 수 있다 또 고대 왕의 또 다른 책 『슈 니엔』에서 알 수 있다

『그는 너희를 보호 하고 돕기 위해 현자를 찾았다』 즉 고대의 왕들이 왕국을 통치할 때 그들은 반드시 덕 있는 이를 뽑아서 그들을 관리나 조력자로 삼았다 세상의 선비들은 부와 영예를 좋아하고 빈곤과 겸손을 싫어한다 어떻게 전자를 취하고 후자를 버릴 수 있겠는가? 덕을 행하는 것 보다 더 좋은 법은 없다 그러면 뭐가 덕을 행하는 방법인가?

힘을 가진 이가 남을 돕고 부유한 이가 그것을 나누는데 힘쓰게 하고 자연과 삶의 방식인 도를 가진 이가 남을 설득해 가르치게 하라 이것으로 배고픈 이는 먹게 되고 추운 이는 옷을 입고 혼란스러운 이는 정돈이 될 것이다 배고픈 이가 먹고 추운 이가 옷을 입고 혼란스러운 이가 정돈되게 하는 것이 풍족한 삶이다

하지만 지금 통치자들이 부유하게 하고 영예를 주는 이는 모두 친척들이며 덕 없는 부자들이며 아첨하는 이들이다 무엇으로 이들이 현명하다고 보장 할 수 있는가?

현명하지 못한 이가 한 나라의 정치를 맡게 되면 그 나라의 무질서가 예견된다 세상의 선비들은 부와 명예를 좋아하고 빈곤과 겸손을 싫어한다 하지만 너희가 어떻게 전자를 취하고 후자를 버릴 수 있나?

군주들의 친척 덕 없는 부자 아첨하는 이가 되는 것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 듯 보인다 배움에 의하면 분명히 이렇게 될 수는 없다 판단의 기술을 알지 못하면 덕이 있는 사람이 우,탕,문,무와 같이 행하여도 칭찬하지 않을 것이며 군주의 친척이 절름발이 벙어리 귀머거리 소경이며 폭군처럼 악해도 나무라지 않을 것이니 덕 있는 이가 상을 받지 못하고 악한 이는 벌을 받지 않는다

상 받는 이는 공로가 없는 이며 벌 받는 이는 무고한 자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마음이 쇠약해 지고 육신이 소모되며 선행을 포기 한다 그들은 힘을 사용하지 않으며 서로를 돕지도 않고 서로 나누지 않아 사용되지 않은 물자가 썩고 부패할 것이다 훌륭한 도를 숨기고 타인에게 보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 결과 배고픈 이는 먹지 못하고 추운 이는 옷을 입지 못하고 혼란한 이는 정돈되지 못한다

옛날에 요는 순을 얻었고 순은 우를 얻었고 우는 백익을 얻었고 탕은 이윤을 얻었고 무왕은 굉요와 태전,남공괄 산의생을 얻었다 고로 세상은 조화롭고 백성들은 번영했다 근방의 백성들은 만족했으며 멀리 있는 백성들은 이끌려 왔다 해와 달이 비치는 곳 마다 배와 마차가 갔으며 비와 이슬이 내렸고 생활은 곡식에 의존했다 선하게 바뀌지 않는 이가 드물었다

고로 세상의 군주는 이제 아량이 있으며 의로우며 뛰어난 이가 되길 바라는 한 편 성왕들의 방식을 상기하며 다른 한 편으론 국가와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싶어했다 그러면 반드시 덕 있는 사람을 높이는 원칙을 이해해야 한다

지금 덕 있는 사람을 높이는 것은 정치의 근본인 동시에 참으로 하늘과 신령과 백성들의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