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제자사이
 
티베트 불교 경전: 밀라레빠 60송: 53-57송      
밀라레빠 60송

레충빠가 이단자들의 참된 명상의 지침과 더불어 논리 주문에 관한 책들을 가지고 오만한 마음으로 인도에서 돌아오자 밀라레빠는 이 악마로 부터 그를 구하고 환영하고자 노래를 불렀다

나는 설봉에 사는 요기라네 건강한 몸으로 총합체인 만다라를 찬양하네 오독에서 나온 허영심이 제거되니 행복하다네 무료하지만 기쁘다네 모든 혼란과 오락하는 기쁨을 내려놓으니 완전한 편안함 속에 홀로 머물게 된다네 세상의 소란스러움에서 벗어나니 사람 없는 곳에 기쁘게 머물 수 있네

가정생활에서 벗어나니 더 이상 벌거나 모을 필요가 없네 책도 원하지 않으니 학식있는 사람으로 보일 필요가 없네 덕있는 행동을 하니 마음속에 부끄러움이 없네 오만이나 허식이 없으니 침튀기는 논쟁의 기쁨도 버렸네 위선이나 허세를 부리지도 않네

미래에 대한 근심이나 저항없이 살아가니 행복하고 자연스럽네 명성이나 영광을 원하지도 않으니 유언비어와 비난이 사라지네 어디를 가든 행복하고 무얼 입든 기쁘고 무얼 먹든 만족스럽네 항상 행복하네 마루빠의 은총으로 나,밀라레빠는 삼사라 (윤회의 굴레)와 해탈을 깨달았네 기쁨의 요가가 내 집에 가득하네

레파 형제들은 잘 지낸다네 멀리 떨어진 언덕 위에서 그들의 명상이 진보하네 오,나의 아들 레충빠여 인도에서 돌아왔느냐? 여행하느라 피곤하고 지쳤느냐? 마음은 강해지고 원기를 회복했느냐? 너의 목은 노래하기에 적합해졌느냐?

스승의 가르침을 실행하며 따랐느냐? 원했던 가르침을 공고히 했느냐? 다양한 가르침을 모두 얻었느냐? 많은 지식과 많은 교훈을 얻었느냐? 너의 오만과 자만을 간파했느냐? 생각과 행동은 이타주의적이냐? 이것이 너의 귀환을 환영하는 나의 노래다

몬족출신 젊은 비구니 다섯 명이 밀라레빠의 제자가 되었다 한동안 그와 함께 지낸 뒤에 그들의 마을로 그를 초청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말했다

『존자여 당신의 마음은 더 이상 변덕스럽지 않으니 명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중생을 위하여 저희 마을로 가셔서 저희들을 위해 진리를 설법해 주십시오』

밀라레빠가 답했다

『홀로 명상하는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비록 내마음이 더 이상 변덕스럽지 않지만 훌륭한 요기가 홀로 지내는 것은 좋은 전통이다』

그리고는 노래했다

명상 수행을 통하여 내 스승께 감사를 표하네 제게 은총과 성숙과 해탈을 내리시길 복된 제자들인 법의 추종자들이여 모든 주의를 집중하여 마음에 새겨야할 것은 내가 심오한 본질적인 가르침을 노래하는 동안

북쪽 설산의 암사자는 봉우리의 꼭대기에 당당히 서 있네 두려움이 없이 당당하게 산에 사는 것이 설산 사자의 길이라네 레드락에 사는 여왕 독수리는 넓은 하늘에 날개를 펼치네 추락을 두려워 않고 하늘을 나는 것이 독수리의 길이라네 대양 깊숙이 돌진하는 물고기의 여왕은 번쩍번쩍 빛나네 두려움 없이 헤엄치는 것이 물고기의 길이라네

민첩한 원숭이들이 떡갈나무 가지 위를 매달리고 뛰어오르네 추락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야생원숭이의 길이라네 깊은 숲속 잎으로 만들어진 그늘아래 호랑이가 어슬렁거리며 빠르게 달리네 두려움이나 걱정 때문이 아니라 도도한 자부심의 발현이네 이것이 강한 호랑이의 길이라네

싱가산 숲에 사는 나,밀라레빠는 텅빔을 명상하네 내 이해력을 잃을까 두렵기 때문이 아니라 끊임없는 명상은 요기의 길이라네

수행에 정통한 위대한 요기들은 이세상에 어떤 것도 바라는 것이 없다네 명성을 원하지도 않고 그들은 홀로 머무르네 가슴에서 우러나온 무집착과 포기의 진정한 느낌은 자연스런 표시라네

심원한 길을 가르쳐온 요기들은 산 속 동굴 속에서 내내 머무르네 비관적이거나 거만해서가 아니라 명상에 집중하는 것이 그들의 뜻이라네 나는 수많은 노래를 불러왔네 궤변을 읊는 것을 즐겨서가 아니라 여기에 모인 신실한 제자들을 위해 마음에서 우러나온 유익한 심오한 말을 한 것이라네

밀라레빠의 출가제자 리고 샤루는 밀러레빠가 어느 정도 위대한 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그들이 따르도록 세속의 관습에 적응하기를 원했다 밀라레빠는 이를 거절하며 말했다: 나는 홀로 살라는 내 스승의 지시를 따를 것이다 이어 그는 노래했다

나는 역경사 마루빠에게 절한다 명성은 메아리처럼 거짓인 것을 깨달은 나는 금욕적인 삶의 방식을 버리지 않는다 모든 걱정과 대비를 던져버렸다 내가 어떤 평판을 얻더라도 나는 항상 행복하고 만족할 것이다 모든 것이 환상이란 것을 깨닫고 재산을 버렸다 분투하여 얻은 재산이므로 나는 조금도 원치 않는다!

내 재산과 명성에 상관없이 나는 항상 행복하고 만족할 것이다 모든 추종자들은 허깨비라는 걸 깨닫고 나는 인간관계에 관심이 없다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분별과 속박 속에서 행동하는 인위적인 학자 승려들과는 같지 않다 내가 어떤 지위에 있더라도 나는 항상 행복하고 만족할 것이다 욕망과 고통은 그 자체로 같은 것임을 깨닫고 나는 애착과 증오의 밧줄을 끊었다 친구가 있든 없든 나는 항상 행복하고 만족할 것이다

존재의 본질은 말장난을 초월한다 어떤 교의나 개념에 집착하는 것은 단지 자가당착의 문제이다 아는 자와 알려진 자의 족쇄를 풀고 내가 무엇이 되든 내가 어디에 있든 나는 항상 행복하고 만족할 것이다 깨달은 위대한 마음 그자체로 나는 산란한 생각에 오염되지 않음을 본다 모든 추론과 관찰을 던져버리고 내가 무슨 말을 듣고 말을 해도 나는 항상 행복하고 만족할 것이다

래충빠는 처음에 나병을 치유하려고 인도에 갔는데 가기 전에 그는 밀라레빠가 명상하고 있던 동굴의 입구를 흙으로 봉했다 그가 돌아왔을 때 치유된 것을 보고 사람들은 밀라레빠가 한 동안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래충빠는 동굴에 가서 벽을 허물었는데 그는 그대로 있었다 밀라레빠는 아직 명상하고 있었으며 노래로 인사를 했다

나는 자비로운 마루빠의 발에 절한다 나는 내 친척을 떠났기 때문에 나는 행복하다 나는 내 나라에 대한 애착을 버렸기 때문에 나는 행복하다 이곳에 무관심해서 나는 행복하다 내가 기품 있는 승려의 옷을 입지 않아서 나는 행복하다 내가 집과 가족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행복하다 이것 저것이 필요하지 않아서 나는 행복하다 나는 법(참된 가르침) 이라는 큰 재산을 소유해서 나는 행복하다 나는 재산을 염려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행복하다 무엇인가를 잃을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나는 행복하다 나는 피로를 결코 두려워하지 않아서 나는 행복하다

마음 본질을 완전히 깨달았기 때문에 나는 행복하다 억지로 내 후원자를 기쁘게 할 필요가 없으니 나는 행복하다 피로나 싫증이 없으니 나는 행복하다 대비할 필요가 없으니 나는 행복하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이 법(진정한 가르침)에 따른 것이므로 나는 행복하다 움직이고 싶은 욕망이 없으니 나는 행복하다 죽음을 생각해도 두려움이 없으니 나는 행복하다 강도와 도둑 약탈자가 나를 괴롭히지 않으니 항상 나는 행복하다! 진리수행에 최상의 조건을 얻었으니 나는 행복하다 악행을 그만두고 죄를 벗어났으니 나는 행복하다

공덕의 길을 걸으니 나는 행복하다 증오와 해침을 떠나서 나는 행복하다 모든 자부심과 시기를 놓았으니 나는 행복하다 8가지 세속적인 허세의 사악함을 알고 있으니 나는 행복하다 고요와 차분함에 열중하니 나는 행복하다 마음을 살피기 위해 마음을 쓰니 나는 행복하다 희망도 두려움도 없어 나는 행복하다 무집착의 깨달음에 있으니 나는 행복하다 분별없는 경지의 지혜는 행복 그 자체다 내재성의 자연계에서 균형을 유지하니 나는 행복하다 6식이 그 원래 본성으로 돌아가게 하니 나는 행복하다

5개의 빛나는 의식의 문이 모두 행복하게 만든다 오고 가는 마음을 멈추는 것은 행복하다 오,나는 대단히 행복하고 기쁘다! 이것은 유쾌한 노래다 나는 노래한다 이 노래는 나의 스승과 삼보에 대한 감사의 노래이다 다른 행복은 필요없다

부처와 스승의 은총으로 나의 후원자들이 음식과 의복을 준다 다른 악행과 죄 없이 나는 죽을 때 기뻐할 것이다 모든 선행과 미덕으로 생전에 나는 행복하다 나는 요가를 즐기며 정말 최고로 행복한데 너는 어떠하냐 래충빠여? 소원이 이루어졌느냐?

네팔 국왕의 사절이 처음으로 그를 만났을 때 밀라레빠가 물질적으로 부족함을 알고 놀라서 그에게 물었다

『영양 있는 음식도 없이 사는 게 힘들지 않는가? 왜 모든 소유물을 버려야 하는가?』

그래서 밀라레빠는 그 사절에게 대답했다

『나는 티벳트 요기 밀라레빠이다 『무소유』는 『고통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내 노래를 들어라

나는 모든 거룩한 스승께 절한다 나는 밀라레빠이다 나는 소유욕이 없다 나는 돈을 벌려고 애쓴 일이 없으므로 첫째로 돈을 벌려고 고통 받지 않고 둘째로 돈을 지키려고 고통 받지 않고 끝으로 쌓아두느라 고통 받지 않는다 무소유가 훨씬 더 좋고 행복하다

친척과 친구에게 집착이 없고 관계에서 애착을 구하지 않으니 첫째 마음의 집착으로 고통 받지 않고 둘째 어떤 다툼으로 고통 받지 않으며 끝으로 이별로 인해 고통 받지 않는다 애정이 깊은 벗이 없는 게 훨씬 좋다

나는 자부심과 자만심이 없으므로 명예와 영광을 구하지 않는다 첫째 그것을 구하느라 고통 받지 않고 둘째 유지하느라 고통 받지 않으며 끝으로 잃을까 두려워 고통 받지 않는다 명예도 영광도 없는 게 훨씬 더 좋다

나는 어떤 장소에 대한 욕망이 없으므로 여기나 저기에 있기를 갈망하지 않는다 첫째 나는 내 집을 보호하느라 걱정하지 않으며 둘째 그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고통 받지 않으며 끝으로 지키느라 걱정하지 않는다 집도 땅도 없는 게 훨씬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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